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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와인 풍미를 살리는 최적의 온도

by wine professional 2025. 7. 11.

와인의 풍미는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레드, 화이트 와인의 이상적인 서빙 온도부터 냉동 보관법까지, 와인 맛을 최상으로 즐기기 위한 실전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와인바

 

와인의 풍미는 온도에 민감한 휘발성 성분에 따라 좌우된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가장 알맞은 온도에 맞춰 서빙하고, 조금씩 따라서 그 이상적인 온도를 유지하고, 병을 얼음에 담그며, 잔을 쥘 때는 다리로 잡는 등의 온갖 유난을 떠는 것이다. 우리가 이용하기 쉬운 온도는 실온과 냉장고 온도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선호하는 와인의 온도는 그 중간 대이다. 즉 레드 와인의 경우엔 실내보다는 더 차가운 온도를 좋아하고 그 외의 경우엔 냉장고보다 조금 더 따뜻한 온도를 좋아한다.

 

1. 당신의 와인은, 당신의 법칙대로!

모든 일이 그렇듯 와인의 온도에서도 개인적인 취향이 저마다 다양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의 와인은 당신이 좋아하는 방식대로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다음만큼은 명심하기 바란다. 와인이 너무 밍밍한 것 같다면 살짝 데우는 것도 괜찮으며, 너무 독하거나 상쾌함이 부족한 듯하면 조금 차게 해서 마셔도 된다.

 

2. 해보면 알게 되는 차이

먼저 와인 두 병을 딴다. 하나는 차가운 화이트 와인, 또 하나는 실온의 레드 와인으로 각각의 와인을 두 잔씩 따라서 한 잔씩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5분 후에 냉장고에 넣었던 와인들과 넣지 않았던 와인들을 마셔보며 맛의 차이를 느껴본다.

냉장고에 넣었던 두 잔의 와인 모두 더 따뜻하게 둔 같은 스타일의 와인에 비해 아로마와 풍미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더 상쾌하고 덜 독하기도 할 것이다. 차가운 쪽의 레드와인은 타닌이 더 거칠게 느껴질 테고, 따뜻한 쪽의 두 와인의 경우엔 풍미와 향이 더 풍부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 느낌이 더 강하고 덜 상쾌할 것이다. 또한 레드와인은 타닌이 더 부드럽게 느껴질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차가운 레드와인에는 끌리지 않아 하며, 화이트 와인은 냉장고에서 꺼내 잠깐 놔두면 더 기분 좋게 느껴지는 편이다.

 

와인 냉장고

 

3. 와인 얼리기

개봉하지 않은 와인을 얼리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다. 병이 터져서 난장판이 될 테니까. 하지만 남은 와인을 보관하기에는 좋은 방법이다. 와인의 풍미를 떨어뜨리는 진공 펌프보다 더 효율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효력이 다하는 와인 보존용 스프레이보다 지속성이 길다. 와인은 코르크를 따고 나면 두 가지 방식으로 변질되어 간다. 산화가 시작되어 식초처럼 변하는 것과, 풍미가 증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냉동실에 넣으면 이 두 과정이 서서히 멈출 뿐만 아니라 그 부작용도 미미한 편이다. 즉 와인의 종류를 막론하고 약간의 풍미가 상실되는 점과 레드 와인에 한해서 빛깔을 퇴색시키는 침전물이 형성되는 점뿐이다. 스파클링이거나 아주 완숙기에 있거나 풍미가 아주 미묘한 와인이라면 냉동시키는 것이 좋지 않지만 그 외의 와인들은 냉동 방법이 아주 잘 맞는다. 단, 언 와인이 크르크에 닿지 않도록 병 입구가 위쪽으로 향하도록 보관해야 한다. 와인이 코르크에 닿으면 쓴 맛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레드 와인의 서빙을 위한 조건

1)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레드 와인의 온도는 15~21도이다.

2) 가벼운 레드 와인일수록 차갑게, 묵직한 레드 와인일수록 따뜻하게 서빙한다.

3) 레드 와인은 실온에 놔두었다가 서빙 직전에 잠깐 차갑게 만든다. 냉장고에 5~15분 정도 넣어두는 식이다. 가벼운 편인 프랑스의 보졸레는 서빙 15분 전에 차게 하되 묵직한 편인 아르헨티나의 말백은 그 시간이 5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4) 포트 와인은 레드 와인인 데다 강렬한 편이지만 화이트 와인처럼 차갑게 마시면 더 균형 잡힌 맛이 난다.

 

5. 그 외 와인의 서빙을 위한 조건

1)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주정강화, 디저트 와인의 경우 최고의 맛을 내주는 온도는 4~10도이다.

2) 가벼운 와인일수록 차갑게, 묵직한 와인일수록 따뜻하게 낸다.

3) 이런 와인들은 냉장 보관하다가 서빙 직전에 따뜻하게 온도를 높인다. 즉 실온에 5~15분쯤 놔두면 된다. 묵직한 편인 호주의 샤르도네는 서빙 15분 전에 테이블에 내놓아 냉기를 가시게 하되, 가벼운 편인 이탈리아의 피노 그리지오는 5분 전에 내놓는 식이다. 스페인의 카바 같이 아주 가벼운 와인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서빙해도 된다.

4) 디저트 와인은 알코올 강도와는 상관없이, 아주 차가운 온도에서 최상의 맛을 낸다.

 

6. 마무리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온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상을 주는 섬세한 존재이다. 레드와인은 실온보다 살짝 차갑게, 화이트와인은 냉장보다 약간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이상적이며, 와인의 스타일에 따라 적절한 온도를 조절하면 풍미는 극대화된다. 또한 남은 와인은 냉동 보관이 의외로 효과적일 수 있으며, 와인마다 차이가 있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입맛'이다. 와인을 즐기는 방식에 정답은 없지만, 온도를 이해하는 순간 당신의 와인 경험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