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인

초보자를 위한 와인과 음식 궁합 가이드

by wine professional 2025. 7. 12.

특별한 요리에 와인을 맞추는 것보다,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이루는 기본 원칙과 실전 팁을 소개합니다.

 

근사한 저녁이나 화려한 디너파티를 빼면, 특별한 음식에 특별한 와인의 짝을 맞추는 문제로 고민할 필요는 별로 없다. 사실 그때가 하루 중 어느 시간인지, 또는 한해 중 어느 계절인지에 맞춰 와인을 선택하는 편이, 특별한 요리에 와인을 맞추려 고심하는 것보다 더 분별 있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어떤 계절이냐에 따라먹고 싶은 것이 달라지고, 점심이든 저녁이든 대다수의 식사에는 온갖 다양한 요리들이 차려지니 말이다.

 

와인으로 날씨를 이겨내기

와인 스타일에 아주 극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와인에 대한 우리의 열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태양이 쨍쨍 떠있거나 날씨가 더울 때는 가볍고 어린 와인을 찾게 된다. 그리고 해가 지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더 독하고 복잡한 와인으로 따뜻함과 아늑함을 느낀다.

숙성된 풀 바디의 와인, 특히 실온으로 서빙된 레드 와인을 마시면 음료로 스웨터를 입은 듯한 효과를 얻는 셈이다. 본질적으로 따지자면, 온화한 기후에서 만들어진 볼드하고 강한 와인들은 겨울의 한기를 떨쳐낼 힘을 담고 있는 병 속의 작은 태양인 셈이고, 서늘한 기후에서 만들어진 가볍고 상쾌한 와인들은 더위를 이기도록 도와준다.

 

비오는 날 와인을 즐기는 커플

 

짝지어주기 비결

대다수의 와인은 어떤 음식에 곁들이든 대체로 좋은 맛을 내는 편이라 오히려 짝을 아주 형편없이 맞추기가 어렵다. 평상시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높이고 싶다면 그저 계절, 하루 중의 시간대, 격식의 정도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할 때는 와인 전문가들의 몇 가지 전략을 차용해 보는 것이 유리하다.

어떤 타입의 와인이 비슷한 풍미나 질감을 부여해 주어 식사의 주재료와 잘 어울릴지 생각해 보라. 소믈리에들은 양념과 조리법에 유의함으로써, 와인도 요리도 각각 따로 먹는 것보다 같이 먹을 때 맛이 더 살아나는 듯한 짝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렇다고 백과사전 같은 와인 지식이 있어야만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와인과 음식이 상호작용할 때 우리의 감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약간의 통찰력만 있으면 된다.

 

와인과 음식들 사이의 관계

 

특정 식사에 어울리는 특별한 와인을 고르는 문제에 관한 한 대다수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탁월한 직감을 갖고 있다. 사실 와인 짝짓기를 잘하려면 우리가 여름 샐러드에 레모네이드를 곁들여 마시거나, 초콜릿 디저트에 에스프레소를 곁들여 마시는 것과 똑같은 원칙을 따르면 된다. 와인 짝짓기에서는, 나오는 요리와 감각적 특징이 서로 비슷한 와인을 짝지어주는 것이 서로의 맛을 돋워주는 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벼운 것은 가벼운 것끼리, 강렬한 것은 강렬한 것끼리 짝지어주는 식이다.

 

무게감과 질감의 조화

담백한 조개요리 같은 가벼운 음식에는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같이 가벼운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대체로 최고의 맛을 내주며, 붉은색 고기 같은 묵직한 음식에는 강렬한 레드 와인같이 강하고 묵직한 와인이 맛을 가장 잘 살려주는 편이다. 음식의 지방과 와인의 알코올 모두 입안에서는 질감의 느낌을 준다. 그래서 기름진 고기와 높은 알코올의 와인은 둘 다 저지방 해산물과 낮은 알코올의 와인보다 더 걸쭉하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풍미 강도의 조화

굴이나 오믈렛처럼 부드러운 풍미를 지닌 절제된 스타일의 음식은 대체로 뮈스카데나 피노 그리지오 같이 부드러운 화이트 와인과 어울릴 때 최고의 맛을 낸다. 또 훈제 연어나 블루치즈처럼 풍미가 강한 음식은 게부르츠트라미너나 카베르네 소비뇽 같이 아로마 강도가 비슷한 와인을 곁들이면 맛이 더 좋아진다.

 

빛깔 깊이의 조화

무색이 낮은 풍미를 암시하는 신호라면 짙은 색의 높은 풍미와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도다리와 참치, 닭고기와 오리고기, 송아지 고기와 사슴고기 사이의 풍미 강도의 차이를 생각해 보라. 염소젖 치즈나 가리비 같이 미세한 색의 음식들은 투명한 색의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과 먹을 때 가장 맛이 좋은 편이다. 반면에 양고기나 초콜릿처럼 짙은 색을 띠는 음식들은 레드 와인과 만날 때 가장 맛이 좋다.

 

와인과 분위기

 

우리가 먹는 음식은 와인에 비해 백배 더 복잡하다. 재료와 레시피의 조합이 다양해서 그 가능성이 무궁무궁해지니 말이다. 특정 요리에 맞는 와인을 고르고 싶다면 무게감과 풍미 강도 측면에서 음식들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유용하다. 말하자면 와인 스타일을 판단하는 것과 똑같은 식이다.

 

음식들 사이의 상관관계

음식들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생각해 보면 해당 요리에 어떤 와인이 가장 잘 맞을지 예측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메인요리와 사이드 요리, 소스와 고명 사이에서 어디에 중점을 맞춰야 할지 분간하기가 힘들 수 있다. 게다가 레스토랑에서는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음식을 먹을 수도 있는데, 이 때는 주된 특징과 요리 스타일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가벼운 편인가, 묵직한 편인가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보거나 요리책의 레시피를 볼 때 본능적으로 그 음식의 무게감을 따진다. 가령 샐러드같이 좀 가벼운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고, 스테이크 같은 묵직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도 있다. 1인분의 양이 어느 정도든 상관없이, 지방 함량은 음식에서 무게감으로 인식되는 주된 부분이다. 입안을 덮는 지방과 기름의 풍부함은 음식에 질감을 부여해 주는데, 그 질감은 알코올이 와인에 묵직한 느낌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식의 질감이다.

 

부드러운 편인가, 볼드한 편인가

우리는 풍미의 강도에 대해서는 덜 신경 쓰는 편이지만 이 풍미의 강도는 개인적 기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음식 중에는 본래부터 유달리 풍미가 강한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오이보다 맛이 더 강하고, 닭고기는 양고기보다 맛이 더 부드럽다.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꼭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아도 된다. 계절, 시간, 분위기에 맞게 선택하고 음식의 무게감과 풍미 강도를 기준으로 와인을 고른다면, 누구든지 일상에서도 훌륭한 짝짓기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