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메를로, 섬세한 피노 누아, 강렬한 시라즈! 이 글에서는 세 가지 인기 레드 와인의 풍미, 스타일, 음식 궁합을 한눈에 비교 정리해 드립니다. 와인 초보부터 애호가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가이드입니다.
목차
1. 메를로
메를로로 만들어진 와인은 대체로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빛깔이 짙다거나, 타닌이 높다거나, 강렬한 편이 아니다. 오히려 더 부드럽고 순하며 관능적인 과일 풍미를 띠는데,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메를로는 어릴 때 마시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메를로는 대중 만족도가 아주 높은 특성상 대체로 평상시 와인으로 출시되는데, 이로 인해 저렴하고 기분 좋은 와인으로 평가절하 받아 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상급 포도원에서 재배되어 엄격한 기준에 따라 빚어지면 아주 강렬하고 우아한 와인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보르도에서는 이 포도가 통상적으로 한계지로 밀려나는 편이지만 전설적인 샤토 페트뤼스 같이 100% 메를로로 빚어지는 컬트 와인들이 카베르네 소비뇽 베이스의 라이벌 와인들보다 호가하면서 이 품종이 세계 최상급의 적포도로 꼽히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아래 표는 메를로의 스타일 범위를 나타낸다.
저 | 중 | 고 | |
빛깔 | 해당 무 | 해당 무 | 레드 |
빛깔의 깊이 | 해당 무 | 적당함 | 짙음 |
당도 | 드라이 | 해당 무 | 해당 무 |
산도 | 부드러운 신맛 | 새콤한 맛 | 톡 쏘는 맛 |
과일 풍미 | 해당 무 | 그윽함 | 볼드함 |
오크 풍미 | 전혀 없음 | 부드러움 | 강렬함 |
무게감 / 바디 | 해당 무 | 중간대 | 묵직함 |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를 원산지로 공유하는 밀접한 관계의 품종으로서 같은 계열의 아로마를 띠지만, 힘, 빛깔, 타닌의 그립 면에서는 서로 다르다. 보르도에서는 두 품종 중 메를로가 단연코 최대 재배 품종인데, 그 이유는 메를로가 훨씬 빠르게 숙성되어 경제적으로 더 실용적인 품종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지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여 곳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드 와인으로 빚어지고 있다.
2. 피노 누아
피노 누아는 여러 면에서 카베르네 소비뇽과는 정반대이다. 우선 껍질이 두껍지 않고 얇으며, 와인으로 빚으면 훨씬 가벼운 무게감에 옅은 색의 스타일이 되어 블렌딩이나 장기 숙성에 적합하지도 않다. 또한 피노 누아는 매혹적인 토양 계열의 풍미를 지키기 위해 더 서늘한 기후 조건이 필요해서 너무 숙성되어 과일 풍미가 농후해지면 실패가 된다.
피노 누아는 카베르네 소비뇽에 가장 맞먹는 경쟁상대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여러 와인 생산지에서 신뢰할만한 안정성을 보이며 순전히 그 힘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각한다면, 피노 누아는 훨씬 불안정하고 그 섬세함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피노 누아가 훌륭한 조건을 만난 경우 쉬이 잊을 수 없는 탁월한 와인으로 거듭나, 카베르네 소비뇽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한다.
아래 표는 피노 누아의 스타일 범위를 나타낸다.
저 | 중 | 고 | |
빛깔 | 해당 무 | 해당 무 | 레드 |
빛깔의 깊이 | 옅음 | 적당함 | 해당 무 |
당도 | 드라이 | 해당 무 | 해당 무 |
산도 | 부드러운 신맛 | 새콤한 맛 | 톡 쏘는 맛 |
과일 풍미 | 해당 무 | 그윽함 | 볼드함 |
오크 풍미 | 전혀 없음 | 부드러움 | 강렬함 |
무게감 / 바디 | 해당 무 | 중간대 | 묵직함 |
피노 누아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와인용 포도의 원조이다. 피노 누아는 대다수 적포도들보다 더 서늘한 기후의 재배 조건을 선호하며 대규모 경작을 하기엔 너무 연약한 품종이다. 부르고뉴를 제외하면, 탁월한 와인으로 빚어지는 지역도 미국의 오리건이나 캘리포니아, 뉴질랜드, 호주 남동부, 독일, 이탈리아 북부 같은 몇몇 지역에 불과하다.
피노 누아는 숙성이 빠른 품종이라, 숙성의 최종 활동이 느려지는 서늘한 기후의 지역에서 최상의 품질을 드러낸다. 특히 최상급 재배변종은 생산량이 적고 경작에 큰 노력을 요하지만,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을 만한 결과로 보답한다.
3. 시라 / 시라즈
프랑스어의 본명인 시라로 불리든 남반구의 별칭인 시라즈로 불리든 간에, 이 론 지역의 포도는 그야말로 힘이 넘치는 품종이다. 강렬함, 농도, 숙성 능력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의 맞수가 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시라는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포도알이 작고 껍질도 두꺼우며 색이 짙은 품종이다. 또한 카베르네 소비뇽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숙성되려면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하지만, 즙이 더 풍성한 특성을 지녀 쉽게 존재감을 부각하기에 유리하다.
시라는 그 독특한 향신료 계열의 향, 약간 푸른 기가 도는 빛깔, 방부제 효과를 내주는 타닌의 특성 덕분에, 더 부드럽거나 옅은 색의 포도에 풍미와 빛깔을 높여주는 블렌딩 파트너로서 환상적이다. 그 자체로도 맛 좋고 균형 잡힌 풍미를 낼 수 있지만 상당수의 빈트너들이 다른 품종의 포도를 소량 섞어서 그 강렬함을 부드럽게 가다듬는 편이다. 한편 신세계에서는 시라가 블렌딩 되지 않는 것이 더 일반적이며, 대개 시라즈로 표기된다.
아래 표는 시라 / 시라즈의 스타일 범위를 나타낸다.
저 | 중 | 고 | |
빛깔 | 해당 무 | 해당 무 | 짙음 |
빛깔의 깊이 | 해당 무 | 적당함 | 해당 무 |
당도 | 드라이 | 살짝 단맛 | 해당 무 |
산도 | 부드러운 신맛 | 새콤한 맛 | 톡 쏘는 맛 |
과일 풍미 | 해당 무 | 그윽함 | 볼드함 |
오크 풍미 | 전혀 없음 | 부드러움 | 강렬함 |
무게감 / 바디 | 해당 무 | 중간대 | 묵직함 |
시라는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환영받는 품종인데, 론 밸리 남부에서는 일명 뱅 메데생으로서 풍미 강화용 블렌딩으로 주로 사용된다. 북쪽 지역의 몇몇 소규모 아펠라시옹에서는 블렌딩 없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이런 와인들은 희귀한 데다 대체로 아주 비싼 편이다. 그 결과 시라는 잼 같은 풍미를 지닌 신세계의 와인들을 통해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호주의 간판 품종인 시라즈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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